7반 19번 유요셉

작년 수능을 보기 전 나는 중, 고등학교 시절 내내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냥 그저 놀다가 고등학교 때 조금 열심히 하고 고3때는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서울에 있는 대학쯤은 쉽게 갈거라고, 내 인생에 재수란 없다고 착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수능 성적표를 받던 날 비참함을 느꼈다. 정말 낮은 성적이었기에 수도권은 커녕 정말 먼 지방의 대학에 가야 했던 것이다. 그 이후 대학과 재수사이에 고민하던 나는 "어쩌면 올해는 재수를 하건 대학에 다니건 내 집에서 못자는건 같구나" 하는 마음에 이왕 재수를 한다면 제대로 하고 싶어 기숙학원에 보내달라고 부탁드렸고, 부모님이 수소문 하신끝에 오랜 전통의 기숙학원, 전자기기 사용 불가라는 진성기숙학원을 알아내셨고 작년 12월 29일에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곳에 들어와 가장 놀란것은 각 층 곳곳에 배치된 CCTV였다. 처음 CCTV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답답함과 순간의 후회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내고 보니 CCTV는 감시의 목적이라는것 보다는 많은 인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어 불편함이 없었다. 답답할수도 있던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고, 버틸 수 있던 것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대화와 의견수렴을 통해 노력해주신 지도교사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거 같아 감사하다.

큰 꿈을 안고 들어와 세운 나의 첫 목표는 "잠"이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꾸준히 열심히 자오던 나에게 가장 큰 적이었고, 잠을 이겨야 가능한 재수였다.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고 많이 졸았지만 지도교사 선생님들이 항시 자습감독하고 해서 잠을 줄일 수 있었다. 잠을 줄이고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수업을 들으니 흥미도 생기고 뿌듯함과 성적향상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원래 잘하던 아이들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성적이지만 고등학교 시절 나의 성적과 비교하자면 나름 큰 변화였다. 성적이 오르고 욕심이 생겨 더 높은 대학과 등급을 바라볼때 들었던 생각은 "중학교 아니 고등학교 때라도 스스로 공부를 했었다면", "단 한과목이라도 해놨으면 재수기간에 시간이 좀 더 남고 다른 과목에 더 투자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푼 문제집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책을 열어 복습을 해보면 기억에 남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그저 빨리만 푼것이 아닌지, 한번 볼때 집중해서 기억에 남길걸"하는 후회를 하곤 했다.

재수를 할 때 문제를 빨리 푸는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볼 때 최대한 집중해서 봐야 한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곳의 강사선생님들 중에 자기 과목에 전문성이 없는 선생님은 없었다. 이곳에 들어와 들은 수업은 학교에서의 수업보다 월등이 우수했고, 학생의 신분과 반백수인 재수생의 신분에서 듣는 수업은 자세와 태도, 마음이 달랐다. 지금껏 모르던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고, 어렴풋이 알던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곳에 들어와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재수"라는 목적으로 만나서 스트레스가 심하고, 압박감으로 예민할수도 있지만 힘든 상황과 환경에 동지애가 생겨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고,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 내가 살아온 동네, 학교 친구들만 있었지만 이곳에서 전국각지의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대학에 가서도 서로 다른 대학에 다니는 재수 친구들을 알고 지내게 되어 인맥이 넓어졌다. 언제 끝나나, 끝이 있긴 한가 하며 지내는 재수생활도 끝은 있다.

수능 당일 시험이 끝나고 "내가 할건 했다. 아는 만큼했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열심히 하시길...진성을 믿고 따라 가면 내가 그랬듯이 분명 다들 수능 잘 볼 것이라 믿는다. 진성인 파이팅!